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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전략과 상식

고척돔 ‘강제 소등’ 사태가 던진 질문: 공공 인프라의 경직성과 프로 야구 산업의 충돌

by 2루수제비 2026. 5. 28.

프로야구단이 경기에서 패배한 후, 밤늦게까지 그라운드에 남아 땀을 흘리는 '추가 타격 훈련(특타)'은 한국 야구 특유의 절실함과 근성을 상징하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최근 키움 히어로즈의 설종진 감독이 준비했던 야간 특타는 배트 한번 휘두르지 못한 채 허무하게 무산되었습니다. 구장 관리 주체인 서울시설공단이 '사전 협의 미비'를 이유로 고척스카이돔의 조명을 꺼버린 이른바 고척돔 강제 소등 사태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행정 착오나 해프닝이 아닙니다. 국내 유일의 돔구장이자 프로구단의 홈구장인 공간이지자체 산하 공공기관의 경직된 행정 규정시시각각 변하는 프로 스포츠 현장의 유연성 사이에서 어떻게 충돌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단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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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후 야간 특타가 고척돔 강제 소등으로 무산된 사건은 지자체의 경직된 공공시설 관리 매뉴얼과 유연성을 요구하는 프로 스포츠 현장 비즈니스가 충돌한 대표적인 사례다. 스포츠 산업의 발전을 위해 구단의 구장 운영 자율권 확대가 시급함을 시사한다.

1. 사건의 재구성: 왜 키움 히어로즈는 불을 켜지 못했는가?

연패에 빠진 팀을 추스르기 위해 경기 후 그라운드 훈련을 기획한 설종진 감독의 선택은 프로 스포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장 지휘관의 전술적 판단'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척스카이돔의 관리 주체인 서울시설공단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행정적 경직성: 공단 측은 야간 조명 사용에 대한 '사전 서면 협의'나 규정된 절차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매뉴얼대로 소등을 진행했습니다. 공공시설 관리 주체로서 에너지 절약, 시설 유지 보수 시간 확보, 안전 관리 책임 등의 규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한 것입니다.

현장의 아쉬움: 반면 프로구단은 경기가 끝나는 시간이나 팀의 연패 상황을 미리 예측하여 '사전 신청'을 하기 어렵습니다. 현장 감독의 즉흥적이고 정서적인 처방이 공공기관의 단단한 매뉴얼 벽에 가로막힌 셈입니다.

2. 구조적 모순: 구단은 '세입자', 지자체는 '건물주'

이러한 갈등이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 프로야구 구장 운영의 '위탁 및 임대 구조'에 있습니다. 메이저리그(MLB)의 경우 구단이 구장을 소유하거나 수십 년간 장기 임대하여 구장 내 모든 시설과 조명, 인프라를 24시간 독점 제어합니다.

반면 KBO 리그의 구장들은 대부분 시·도 지자체 소유이며, 구단은 매년 막대한 임대료를 내고 공간을 빌려 쓰는 '세입자' 처지입니다.

지출과 권한의 불일치: 구단은 경기장 사용료와 광고 수익 분배 등으로 지자체 재정에 크게 기여하지만, 경기장 조명 스위치 하나를 켜고 끄는 권한조차 공공기관의 결재 라인에 의존해야 합니다.

프로 비즈니스의 가치 훼손: 프로야구는 수만 명의 관중과 수십억 원의 마케팅 자본이 움직이는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입니다. 현장의 유연성이 행정 편의주의에 밀려 선수들의 훈련 권리가 침해당하는 것은 산업의 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소입니다.

고척돔 강제 소등 사태의 주체별 입장 및 쟁점 비교

비교 주체 핵심 입장 및 논리 발생한 문제점 행정·비즈니스적 솔루션
키움 히어로즈 (현장) 팀 재정비를 위한 즉각적인 전술 훈련 필요 야간 특타 무산으로 인한 선수단 사기 저하 야간 시설 사용에 대한 '사후 정산 및 긴급 승인' 제도 신설
서울시설공단 (행정) 안전사고 방지 및 규정에 따른 공공시설 관리 프로 스포츠 특수성을 배제한 경직된 행정 야구 시즌 중 프런트와의 '핫라인' 가동 및 매뉴얼 유연화
KBO 리그 전체 인프라 활용의 제약으로 경기력 저하 우려 구장 소유권-운영권 분리에 따른 고질적 갈등 장기 임대 계약을 통한 구단의 자율권 확대

3. 공공 인프라와 프로 스포츠의 스마트한 상생

이번 '고척돔 소등 사태'가 한국 야구 산업의 발전적인 계기가 되려면, 구단과 지자체 간의 협업 방식이 진화해야 합니다.

'야간 긴급 조명 가동 프로그램' 구축: 프로야구 시즌 중에는 야간 경기 연장전이나 경기 후 훈련 등 돌발 상황이 상시 발생합니다. 이를 대비해 '사후 비용 정산'을 전제로 구단이 현장에서 즉각 조명을 제어할 수 있는 유연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장기적 운영권 이양: 지자체는 시설 관리에 대한 행정적 부담을 줄이고, 구단은 홈구장을 온전히 자신들의 브랜드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장기 대부 및 자율 운영권'을 대폭 확대하는 조례 개정이 필요합니다.

결론: 불 꺼진 그라운드가 남긴 과제

설종진 감독의 아쉬움 섞인 한마디는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스포츠 인프라 행정이 안고 있는 '관료주의적 한계'를 향한 뼈아픈 지적입니다.

프로야구는 단순한 체육시설 이용이 아닌, 매일 밤 각본 없는 드라마를 생산하는 산업입니다. 돔구장의 불은 꺼졌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구단과 지자체가 서로를 '통제의 대상'이나 '단순 세입자'가 아닌, 리그의 가치를 함께 키워가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인식하는 행정적 진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